Cooper Union/Europe Travel2011. 1. 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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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비용 (30박 31일): \5,443,778


영국 리서치 비용 (49박 50일): \2,648,857


총 비용: \8,092,635

상대적으로 영국에서 2배 정도 긴 기간 지냈었는데 비용은 영국에서 유럽에서보다 절반보다 더 적게 썼다. 이유는 아마도 영국에서는 거의 모든 끼니를 직접 해결했고 관광지 입장 비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From NYC 는 (9/3)이 아니라 (6/3)이다.
Posted by pajamaboy
Cooper Union2010. 12. 8. 12:34
어제 첫 눈이 왔다. 모처럼 아침 9시 수업을 안 빠지기 위해서 아침 8시 45분에 겨우 끼적끼적 일어나서 겨우 세수하고 머리를 간신히 감고 옷을 급히 입고 가방은 과감히 집에 놔두고 방을 나섰다. 어차피 수업에 가도 나는 필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무거운 것을 짊어지면 키가 안 크기 때문에(?) 간편하게 코트만 걸쳐입고 학교에 갔다. 친구 노트가 훨씬 깨끗하고 무엇보다도 나는 수업을 자주 빠지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무슨 수업을 빠졌는지 기억하기 귀찮아서 그냥 수업을 가도 필기를 안 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복사한다.

학교 가는 길에 첫눈이 내렸다. 물론 첫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했던 짓눈깨비 수준이었지만. 예전처럼 첫눈이 왔다고 감동은 없다. 단지 학교에 갈 뿐. 학교에 가서 보나마나 또 배가 고파서 굶주린 곰 처럼 엎어져있겠지. 그러다가 쉬는시간이 오면 잽싸게 근처에 있는 빵집에 가서 빵과 커피를 집어오겠지. (물론 돈도 내야겠지.) 불행히도 사람은 곰이 아니어서 돈도 안내고 그냥 빵을 집었다가는 감옥에 가고 말 것이다. 산에 사는 곰들은 겨울이 되기 전에 배가 고프면 이따금씩 사람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서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기도 하는데. 곰이 그런다고 감옥에 가는 일은 없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사람이 곰보다 조금 더 불쌍하기도 하다. 동물원에 가면 사람들이 곰에게 빵을 던져주곤 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빵을 공짜로 던져주는 일은 없다. 눈이 오니까 이제는 어디 구석진데 구멍을 파서 겨울잠이라도 자고 싶을 지경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가오는 파이널에 압박감만 받고 공부는 근처에도 안가는 그런 이상한(? 정말 이상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뿐. 곰은 어디 구멍을 파서 잠을 잔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그랬다가는 학기가 끝난 후 무시무시한 성적 폭탄을 받겠지.

어제 저녁에는 아까 그 괴로운 아침 9시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가 해내야하는 프로젝트를 도와줬다. 다른 학교에서 전학온 아이인데 학년은 나와 같으나 쓸데없이 까다로운 학교 관게자들 덕분에 즐겁게(?) 몇몇 1학년 수업을 듣고있다. Solidworks를 해야하는데 사실상 거의 다 내가 해주었다. 그 친구란 아이는 글씨가 좀 못났긴 했지만 어쨌든 그 지긋지긋한 아침 9시 수업을 꼬박꼬박가는 유일한 한국사람이었기 때문에 글씨를 그다지 탓할 입장은 못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항상 탓하기는 하지만.) 그 친구는 내가 도와준 보답(?)으로 자기가 손으로 직접 쓴 그 필기를 나를 위해서 복사를 해서 나에게 가져다주는 웃지못할 일이 일어났다. 프로젝트를 도와주는데도 대충 1시간이 걸렸고 복사를 하는 것도 대충 1시간이 걸렸으니 이걸 쌤쌤이라고 하는건가... 만약 그 친구가 직접 프로젝트를 했다면 적어도 1시간보다는 더 걸렸을테니 그래도 내가 도와준게 맞겠지? 라고 스스로 죄책감을 덜어내려고 노력해본다.

그 후에는 Advanced Thermodynamics 프로젝트로 인해서 머리털이 다 빠지고 있는 다른 친구를 도와주었다. 물론 내가 한 일이라고는 Mathematica를 돌려주는 일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친구와 나 둘다 머리털만 잔뜩 빠지고 별로 해결한게 없었다. 나는 안그래도 부족한 머리털만 더 빠지고 원래 공부하려고 했던 유기화학 공부를 그 다음날로 미뤄야했다. 물론 그 다음날인 오늘도 유기화학 공부는 요원하기만 하지만... 생각해보면 유기화학 공부를 해도 머리털이 빠지니 이런 것도 쌤쌤이라고 해야겠다. 유기화학 공부를 열심해서 새로운 머리털 재생 방법을 찾아내서 사라진 머리털 개수 만큼 다시 머리털을 찾아올 방법은 없을까. 유기화학을 공부하다가 대머리가 되어버린다면 차라리 가발을 쓰는게 빠를거 같긴 하지만. 아니면 유기화학의 힘으로 가발을 녹일까?

첫눈이 오면 그 중 일부는 내 머리털 위에 앉아 있을 것이다. 그 중 일부는 물이 되어 내 머리털에 새며들겠지.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내 몸속으로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 물은 내 온 몸을 지나다가 언젠가는 내 몸을 탈출하겠지. 마치 시도때도 없이 내 몸에서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머리털처럼. 마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감옥에서 탈출을 감행하는 죄수들처럼... 첫 눈의 압박감 처럼 학기말의 압박감 또한 서서히 찾아오고있다. 그러다가 둘째 눈이 오고 셋째 눈이 오고 내 머리털 또한 일부는 도망을 치고 일부는 새로 자라나서 내 몸뚱아리에 붙어있겠지. 이 글을 쓰는 나 자신또한 왜 이런 헛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게 첫눈의 효과라고 하는 것인가. 아니만 유기화학의 효과라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땡스기빙때 신나게 마신 몇 십병의 맥주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인가. 아니면 이걸 머리털 효과라고 해야하는 건가. 첫눈과 머리털의 상관관계를 연구해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내가 세운 가설에 의하면 첫눈의 무게와 빠져버린 머리털의 무게가 대략 비슷하다고 한다. 이 가설에 동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유기화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첫눈을 짓눈깨비가 아닌 폭설로 만들어버리다가는 곤란하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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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0. 11. 15. 15:55
여러가지 의미에서 감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냥 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 물론 몸은 바쁘고 힘들고 지친다. 어떻게 흘러가던 시간은 잘 흘러간다.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의 문제이겠지.

그러나 마음만큼은 요즘과 같이 따뜻할 때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따뜻함 너머로는 허무함도 존재한다. 인생의 허무함? 이런 심오한 것은 아니고 그냥 형용할 수 없는 허무함이다. 그러나 그것을 압도할만한 따뜻함이 조금씩 느껴지고 있는게 너무나도 고마울 지경이다. 조건없는, 혹은 대가없는 따뜻함이어서 더 따뜻함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내가 받은 따뜻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전해주는데는 많이 어색한듯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국에서의 격한 경쟁 사회를 살아오면서 나는 온갖 질시와 질투를 이겨내는데만 집중했다. 항상 마음 한 가운데 어딘가에는 너무 약한 곳이 있어서 그 곳이 다칠까 두려워 항상 나 자신을 딱딱한 갑옷에 가두려고 했다. 그리고 그 갑옷에는 온갖 가시들을 꽂아놓고 그 곳에 독을 발라놔서 항상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을 다치게 하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을 나에게 복종시키려했고, 적어도 내가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아둥바둥했다. 속으로는 전혀 그럴 마음도 없지만 겉으로는 항상 거칠게 표현하고 퉁명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마치 아무 생각이 없는 것 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서서히 다가오는 그 따뜻함은 너무나도 강렬한 것이어서 그 두꺼운 갑옷마저도 따뜻함이 통과하는듯 하다. 이제는 그 따뜻함이 덥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필시 그 갑옷을 벗어던져 버려야겠건만... 그 갑옷을 던져버려야 진정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겠건만... 그 갑옷을 던져버리는 것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지라 너무나도 두렵고 무섭다. 지금까지는 갑옷을 더 두껍게 만들고 그 안에 나를 꽁꽁 묶어두는데만 익숙해져있는데, 그것을 벗어던지는 것은 모험과도 같다. 어쩌면 나 자신의 가장 연약한 그 곳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너무 싫을지도 모른다. 나의 가장 연약한 그 곳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간혹 상처를 입게 된다면 정말 너무나도 아플 것 같다. 그것은 갑옷을 만들고 나서는 거의 겪어본 적이 없는 아픔이기에, 너무나도 오래 전의 아픔이기에 더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오겠지. 그러나 진정으로 따뜻함을 느끼고 따뜻함을 즐기고, 더욱 나아가서 따뜻함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려면 갑옷을 벗어던져버려야겠지. 언젠가는 가슴 속 깊이 어딘가에 있는 그 허무함도 따뜻함이 녹여버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 때가 되면 나 스스로 따뜻함이 샘 솟듯이 흐를지도 모르겠다. 그 때가 되면 진정으로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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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0. 10. 29. 04:11
벌써 11월이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간다. 좀 있으면 추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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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0. 10. 20. 07:54
#1 인생을 사는데 여러가지 목표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것도 좋은 것 같다.


전 KT 사장이라는 점에서 일단 경제적으로 크게 빡빡하지는 않았을거란 예상을 해본다. 바이오 공부에 개발리는 이 순간 잠시나마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름대로의 성공을 뒤로하고 40~50대 부터 크루즈를 타고 다니며 전세계를 다니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2 초등학교 때 다닌 천주교 학교에서는 "비자발적으로" 성경 혹은 그와 관계된 글을 읽었던거 같다. 매 학기 교리 시험도 봤다. 나는 매번 100점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비자발적으로" 읽은 지식들은 어느샌가 말끔히 내 머리 속에서 사라져있었다.
내가 머리털 난 이후로 최초로 "자발적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한다. 하루 3장씩. 솔직히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읽는다. 지금은 요한복음을 읽고 있는데 복음이라는 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바이오 공부에 영혼을 파는 도중에 다시 영혼을 되찾기 위해 간간히 30분 정도 읽는다. 물론 이걸 읽는다고 바이오 점수가 오르지는 않겠지. (신이 감동받아서 시험을 쉽게 내주려나?)
사람이 보통 결심을 해도 3일 이상 잘 안간다고 하는데 일단 오늘까지 해서 3일은 읽었으니 내일도 읽는다면 작심삼일(作心三日)은 아닌거겠지. 작심일주가 아니길 빈다.

#3 생일날 뜬금없이 이끼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보았다. 아무래도 나는 소설가나 수필가가 되긴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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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0. 10. 18. 10:33
오랫동안 시베리아 툰드라지방의 작은 이끼들은 얼어붙어있는 얼음 땅에서 살고있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절대로 이끼는 죽지 않는다. 아무리 메서운 눈보라가 불어도 이끼는 나름대로 생명을 유지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끼이지만 이끼들 스스로는 그 힘겨움을 온 몸으로 겪으며 살아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이렇게 차갑디 차가운 툰드라 지방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 변화를 가져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상 기온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태양 흑점의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겠다.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변화는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너무 서서히 일어나서 처음에는 그 변화를 느끼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의 땅에 서서히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추위에 너무 익숙해있던 이끼는 오히려 그 온기가 어색할 지경이다. 그 온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 온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 그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몇몇 이끼들은 심지어 이 변화에 적응을 못하고 죽는 경우도 있었다.

점점 이 변화는 커지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적응을 시작한 이끼들은 이 온기가 드디어 반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시 이 온기가 사라져버린다면 어쩌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온기가 주는 따뜻함은 너무나도 거대한 것이어서 어찌할 수가 없다. 처음에 얼음으로 뒤덥혀 있던 곳들은 서서히 그 온기를 얻어 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세월이 지난다. 이제 여기는 예전에 툰드라지방이었는지 알아볼 수 없을 많큼 모든 것들이 많이 변화해있다. 이제 여기에는 이끼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끝이 없는 초원 지대로 바뀌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풀들은 거기에서 사는 사슴들에게 좋은 먹이를 제공한다. 서서히 사람들도 옮겨와 살기 시작한다. 그렇게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원래 얼어붙은 땅에서 살던 이끼들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니,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거기서 살던 수없이 많은 풀들, 사슴들, 심지어는 사람들까지 모두 죽을 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예전부터 살던 이끼들도 모두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이끼들은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고싶어하지 않는다. 이 땅에 좀 더 온기가 불어서 더 많은 생명들과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 자신들이 살던 세상을 변화시킨 온기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이끼의 삶은 계속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이끼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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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jamaboy
Cooper Union2010. 10. 17. 10:37
#1 나는 내일이면 술을 살 수 있다. 야호! 그러나 이미 냉장고에는 1주일 전에 사놓은 뜯지도 않은 보드카 1병이랑 바카디 1병이 있다. 이 2병을 사는데 $62.04 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했다. 부모님 돈을 함부로 쓴 것은 죄송스럽지만 나름 내가 태어난 날이니 부모님도 이해하시리라고 믿고싶다. 부모님이 마음에 안 들어 하셔도 이미 사놓은 상태이고 부모님이 여기까지 올 수도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서라도 이해하시리라고 믿는다.

#2 이번 학기는 심히 바쁘다. 지금 Epidermis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걸 외우고 있는데 이게 사람의 삶인지 모르겠다. Epidermis는 사람의 피부의 가장 겉에 있는 조직 이름인데 여기에만 수없이 많은 작용들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다 외워야한다.

#3 옆에 준범이가 자꾸 자기 얘기를 써달라고 한다. 이제 썼으니 그만 쓰려고 한다.

#4 내일 교회 가려고 한다. 아마도. 그런데 생일날 교회 가면 거기서 케이크 잘라주려나 모르겠다. 어차피 빵을 안 좋아하므로 크게 상관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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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0. 10. 7. 13:24
최근 3학년들어 우리학교 남자아이들에게 생긴 변화라면 점점 연애의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확실히 사귀는 커플이 2쌍 (1쌍은 CC) 잘 되가고 있는 듯한 커플들이 2쌍, 안 사귀는 줄 알았는데 다시 잘 되가는 듯해보이는 1쌍, 그리고 세대 교체에 성공한듯한 1쌍... 총 6쌍의 커플들이 탄생하는듯하다.

우리학교는 작은 관계로 Korean American 이나 Korean들이 같이 노는데 KA와 KK를 다 합친 한국 남자들이 대충 세어보면 대략 9명인듯 한데 남는 3명에 나도 있다는 사실이 충격인 것이다. 그런데 남는 3명 중에서도 2명은 속으로는 관심이 있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겉으로는 그다지 그런 감정들을 나타내지 않는 듯 한데 나는 굳이 숨기려고하지도 않는데도 연애 사업이 잘 안된다는 것을 보면 더 충격이 크다.

이번학기는 게다가 학문사업도 잘 안되가는듯 하다. 받는 랩리포트나 점수들이 영 아니다. 지금까지는 연애 사업이 좀 잘 안되어도 그나마 학문 사업은 그럭저럭 하고 있지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는데 이제는 이도저도 아니게 되니 할말이 없을 뿐이다.

사실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때 많은 10기 여자아이들이 연애를 한다는 소식에 많이 놀랬었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보통은 커플들은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남자가 적당히 대학 3~4학년 혹은 대학원생들이 될 때 그보다 나이가 적은 여자랑 사귀려면 대학교에서 가장 많이 내려갈 수 있는 나이가 1학년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내 주위의 아이들이 2년 동안 9명 전원이 단 한명도 연애 사업을 제대로 펼치치 않고 있었던걸 생각하면 지금이 연애를 할 적절한 시기이긴 시기인듯 하다. 주위에서 소개팅을 시켜주던 아니면 어쩌다가 만나던 아니면 아는 인연으로 만나던 이유야 어찌됬던 다들 자기 먹고살 길은 알아서들 해결하는듯 하다.

나는 인위적인 소개팅 사업도 잘 안되고 자연적인(?) 연애 사업도 잘 안되고 있으니 이건 손 쓸 방법이 없다. 사실 소개팅이라면 딱 1번 해봤는데 예전에 언급했던 나이많은 형이 시켜준거였는데 그것도 3:2였다. (남자가 3 여자가 2). 생각해보니 그 때 만났던 애들은 만난 날 이후로 연락도 한 번 안하고 있는데 나 말고 나머지 2명은 여러번의 소개팅 사업으로 지금은 사업이 꽤나 번창하는것 같다.

그렇다고 자연적인 연애 사업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대학와서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 예술 학교가 많아서 여자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그 많다는 여자들이 내 눈앞에는 없네. 지금 상황을 굳이 묘사를 해보자면 연애 사업을 할 능력도 안되고 설사 능력이 되더라도 다른 사업을 꾸릴만한 여유가 안된다. 여유 자금도 부족하고 여유 시간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사업을 새로 꾸릴만한 정신적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나 말고 다름 6 쌍들이 잘 되길 빈다. 예전에는 내가 왜 연애 사업이 잘 안되냐고 스스로 많이 한탄 비슷한것도 했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마음의 평온(?)을 찾은 듯 하다. 예전에 ㄷㅈ이가 왜 결혼을 하냐고 무결혼주의적인 발언을 많이한듯 한데 내가 원치않지만 점점 그렇게 되가는게 아닌가 싶고도하고 그렇다.

사실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감정도 적어도 생물학적으로는 호르몬의 조화로 인한건데 생각해보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다는 감정이란 것도 알코올이나 호르몬 혹은 마약같은 물질에 많이 관여되는게 아닌가 싶다. (굳이 그런 물질이 아니라면 된장남 된장녀의 경우에는 조금은 다른 종류의 물질에 많이 관여되기도 하지만) 요즘 생애 첫 생물을 배우면서 항문을 조이고 풀고하는 근육들의 이름이나 손가락 뼈 이름 같은거도 다 외우고 있는 마당에 어찌보면 사람의 사랑이라는 감정도 덧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요즘은 머리도 빠지고 있는데 이건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안되나.
Posted by pajamaboy
Discussion2010. 10. 3. 14:36
우리가 이렇게 공부를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살아가고는 있지만...
과연 이 모든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차피 사람이란 것은 때가 되면 죽는다고 한다. 아직도 나에게 있어서 죽음이라는 것은 두려움의 존재인거 같다. 미국 와서도 나름대로는 아둥바둥 거리면서 체중 관리하고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려는 이유도 이런데에 있는 것 같다. 특히 나는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건강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건강만큼은 아니다. 사람이 건강을 한 번 잃으면 다시 그 것을 찾기도 힘들고 찾는다고 해도 그 것을 유지하기 정말 힘들다.

종교를 믿지 않는 나로써는 죽음 뒤에는 그냥 아무것도 없을 뿐이다. 천주교나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죽음 이후에 심판을 받는다고 했던거 같고 불교에서는 죽음 다음의 삶이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로써는 죽음 뒤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그 죽음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싶다.

어차피 죽는 삶이라면 무엇을 하든 의미가 없는 것인가? 사실 이런 생각이 허무주의의 한 단면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삶이 허무하다고 해서 허무하게 산다면 너무 재미없고 의미도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삶을 열심히 살려고 아둥바둥 공부도 열심히하고 이것저것 챙기고하는 이런 모든 행동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물론 삶이 허무한 것은 아니라고 믿지만 어떨 때에는 그냥 아무 것도 아닌 나 자신만의 강박관념이 나 자신을 점점더 이상한 구멍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도 많다.

내 스스로 생각하는 바는 어차피 지구에 나타난 먼지라면 다른 먼지들 보다도 적어도 뭔가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먼지들에게 도움까지 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그 먼지가 하는 일이래봤자 어차피 우주 전체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러나 적어도 그 먼지 자체에게는 그런 작은 우주의 변화도 큰 일이 아니겠는가... 결코 그 먼지가 한 일이 우주 전체로 봤을 때는 미미한 변화이지만 먼지들의 입장에서는 큰 변화인 것이다. 사람에게는 집에 나타난 쥐가 그냥 하찮은 존재이고 간단히 제거해야할 대상이지만 쥐의 입장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요한 문제인것처럼... 결국에는 서로의 입장차가 아닌가 싶다.

종교를 안 믿기 때문에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정말 쉽지 않지만 그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 질문은 왜 강력한 대한민국이 필요하냐는 질문과도 연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단지 국가가 잘 되면 나도 좋아서? 삶을 보람차고 의미있게 사는게 단순히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라면 그건 삶의 의미라고 하기에는 너무 슬플 것 같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Posted by pajamaboy
Cooper Union2010. 9. 27. 10:48
집에 쥐가 들었다. 뉴욕에 살면서 쥐를 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다른 곳도 아닌 내 집에서 쥐를 그것도 정면으로 마주치는건 처음 있는 일이라 많이 당황했다. 처음에 발견된 곳은 공부를 하려고 폼 잡는 중 내 책상 옆이었는데 쥐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완전 놀래 자빠져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더니 쥐도 놀랬는지 옷장 뒤에 숨어버렸다.

이사를 할 때 가장 신경 많이 썼던 것이 쥐 구멍의 여부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옷장 뒤에는 쥐구멍이 있을 턱이 없었다. 그래서 분명히 좀 지나면 나올거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잠시 방심한 사이 아니나 다를까 쥐가 쏜살같이 튀어나오더니 내 옷더미들을 짓밟고 주방쪽으로 달려가는걸 봤다. 사실 쥐는 그 생김새도 고약하지만 그 보다도 그 다다닥 거리는 달리는 소리와 슥슥 가는 소리가 최악인거 같다.

덕분에 1시간 동안 고함만 계속 지르고 아무짓도 못하고 땀만 줄줄 흘리고 말았다.

내일 시간이 맞는 아이들은 대충 불렀는데 기필코 쥐를 찾아내서 잡아 족친 다음 쥐구멍을 철저하게 시멘트로 쳐바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시멘트를 어디서 구할지, 그리고 쥐 덫을 친다고 해도 거기에 걸려서 나자빠져있는 놈을 어떻게 처치하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러저리 지식들을 검색해본 결과 쥐는 특히 추워지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서 겨울이 되면 최악이 된다고 하는데 이래저래 머리아프다. 이번 기회에 족치지 않으면 겨울에는 아마도 쥐와 함께 겨울을 나야할지도 모르겠다.

다가오는 목요일에 생물 중간고사가 있는데 덕분에 공부도 하나도 못하고 이래저래 짜증만 난다.

어디 가서 뉴욕에 세계 최고의 도시라고 하면 나는 웃긴소리 하지 말라고 할 거다.

P.S. 이런 가운데 과연 땡스기빙 때 우리집에서 자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간댕이가 부은 몇몇 남자 아이들을 제외하면 아마 없을거 같다.

P.S.2. 쥐가 싫으면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집에서 살면 된다. 고로 돈을 많이 벌어야한다는 결론이다.

P.S.3. 아니면 쥐가 나타나도 내가 그거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공부를 열나게 하면 된다. 이게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지만...
Posted by pajama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