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Category of '2011/02': 3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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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 Union2011. 2. 27. 08:19
#1 우주 저 멀리서 사는 외계인의 눈에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사람이 사는 모습은 참으로 다채롭고 신비하다. 서로 싸우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때로는 서로 위로도 해주기도 한다. 간혹 서로 죽이기도 하고 서로 몹쓸 짓도 많이 하지만 그러면서도 때로는 서로를 도우고 서로를 위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외계인들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


#2 M3 성단에서 온 한 외계인이 있었다. 외계인은 우연히 우주선을 타고 가다가 지구에 불시착하게 되었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은 사람들에게 온갖 미움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단지 생김새가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외계인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기는 커녕 시종일관 미움으로 대하였다. 온갖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으며 외계인은 하루라도 빨리 M3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묵묵히 고장난 우주선을 고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한 사람이 외계인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이 사람은 외계인에게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비록 서로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온갖 몸짓으로 둘은 나름대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 사람은 외계인을 편견으로 대하지 않았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외계인을 대해주었다. 외계인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이 사람의 행동에 처음에는 의심으로써 대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사람의 행동인 진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진심으로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렀다. 외계인은 마침내 우주선을 다 고쳤고 이제 마음만 먹으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외계인은 왠지모르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우주선을 고쳤건만 이제는 지구에 남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고향에 돌아가서 몇 년간 보지 못한 많은 친구들과 부모님을 뵙고 싶기도 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외계인은 결국 유일하게 자신에게 잘 대해준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남기고 떠나기로 했다.

외계인이 남긴 선물은 사람들이 흔히들 쓰는 휴대폰과 비슷한 것이었다. 외계인은 33,900 광년이 떨어진 곳에서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연락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비록 서로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별로 쓸모 없는 것이긴 했지만 외계인은 이렇게라도 자기에게 유일하게 잘 대해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던 것이다. 외계인은 그 사람에게 M3성단을 가르키며 하늘이 맑은 한 밤중에는 지구에서도 자신의 고향이 보인다고 설명하려고 했다. 물론 그 사람은 이해를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한 후 외계인은 지구를 떠나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M3 성단으로 돌아온 외계인은 친구들과 부모님으로 부터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알아듣지 못할 그 사람의 목소리가 자꾸 생각났다. 외계인이 남긴 선물이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예전에 그 사람이 베풀던 친절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외계인은 결국 다시 그 사람을 찾아 지구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친구들과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밤이 깊은 어느날 외계인은 다시 M3성단을 탈출했다. 그러나 예전에도 우연히 지구에 가게 된 것이라 어떻게해야 다시 지구로 갈 수 있을지에 알 수가 없었다. 우주 한 가운데서 몇 년을 방황하던 외계인은 자신의 우주선에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다시 M3성단으로 돌아간다면 외계인은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계인은 어떻해서든 지구로 가고 싶어했다.

결국 외계인은 굳은 결심을 하고 지구를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외계인은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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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jamaboy
Cooper Union2011. 2. 25. 16:30
겨울은 항상 춥다. 더군다나 배고프기까지 하다. 겨울엔 모든 것이 움츠려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면 물은 겨울이 되면 오히려 팽창하기까지 한다. 4도씨보다 낮은 물은 부피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유일하게 고체들 중에서 얼음은 액체보다 밀도가 더 높아서 떠오를 지경이다. 그래서 물고기들은 겨울이 되어도 다행이도 깔려죽지 않는다. 그러니 겨울이 항상 움츠려들고 우울한 계절은 아닌 것이다. 배가 고프면 얼음을 뚫고 고기를 잡아 먹을 수도 있으니 언제나 배고픈것 만은 아닌 것이다.

겨울엔 생명이 숨쉬지 않는 무의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봄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상태이니 유의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겨울은 이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오히려 생명의 계절이 아닌가 싶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오가는 사람의 삶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오히려 겨울이란 계절이 더워서 땀까지 날 지경이다.
Posted by pajamaboy
Cooper Union2011. 2. 16. 15:46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저마다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는 계절이다. 벼는 노랗게 익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가을은 모든 사람들에게 수확의 계절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만큼 얻는 것도 적다. 비록 열심히 일했어도 운이 나빠서 혹은 사기를 당해서 대가를 적게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가을이란 계절에도 결국에는 빈익빈 부익부의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동시에 슬픔의 계절인 것이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는 스스로 자초한 경우이기 때문에 덜하겠지만 정말 운이 없어서, 예를 들면 메뚜기 떼의 출현으로 힘들게 가꾸어온 논과 밭이 검게 초토화가 된 경우에는 누가 보상해줄 수도 없고 아무리 위로를 해주려고 해도 위로가 되어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수확의 계절에 절망을 맛 본다는 결과는 똑같기 때문이다.

가을은 하늘이 맑고 푸르러서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날씨가 너무 이상해서 책을 좀 읽으려고 해도 느닷없이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도 하고 햇살이 너무 강하기도 하다. 가을인가 싶으면 또 금방 겨울로 넘어가버리곤 한다. 이러다가는 말이 살찌기도 전에 살이 쏙 빠질 지경이다. 가을이란 계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결국에는 뭐든지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좋은 집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계절이 아무리 괴팍해도 피할 보금자리가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운이 좋아서 수확을 많이 한 덕분에 배가 든든한 사람인 것이다. 결국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는 변하지 않는다. 이것은 가을이라고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Posted by pajama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