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per Union2010. 8. 5. 11:08
요즘 특히 진보다 보수다 해서 이러쿵 저러쿵 싸운다. 유독 최근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거 같다. 안보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그런지 다들 서로를 비판하는 거에만 익숙한거 같다. 요즘 실험만 끝나면 할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 그냥 집에서 밥 해먹으면 할 일이 없기 때문에 youtube 동영상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서 많은 동영상들을 보게 되었다. 일제 시대를 지나 1945년 해방, 그리고 1948년 이승만 대통령에 의한 정부 수립, 그 이후의 여러 혼란들, 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 그리고 유신 정권, 그 이후에 일어나는 12.12 쿠데타, 6월의 민주 항쟁, 그리고 문민 정부와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정부), 참여 정부,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 까지 수 없이 많은 동영상들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드라마를 봤던거 같다. 이상하게 역사 공부는 참 싫어했는데 막상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가지게 되다보니 자연스레 재미있어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사회적 이슈들을 만드는 주요 세력은 크게 2가지가 있다고 본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언론인거 같다. 권력이라는 것은 원래 한 점 없이 깨끗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고 나 스스로 그다지 권력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단 오늘은 언론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언론이라는 것은 적어도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하는 일종의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것 같다. 적어도 그렇게 되야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역대 정권들을 보면 특히 80년대 까지만 해도 언론운 정권의 하수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그 정권들의 입장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요즘에는 많이 민주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내가 그 전의 독재 정권이 어땠는지는 그저 동영상을 보는것 이외에는 그다지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쨌건 요즘엔 적어도 사람들이 언론은 진실해야하고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런 역할을 조금은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언론이라는 것도 진보 보수 이렇게 나뉘어서 진보 쪽에서는 조중동을 욕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고 보수쪽에서도 한걸레니 뭐니해서 서로 욕하는 것 같다. 요즘에도 수많은 사회적인 이슈들이 많은데 항상 보면 똑같은 사건을 가지고 두 쪽에서 해석하는게 정말 많이 틀린 것을 보면 정말 사람들이 다양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런데 나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으므로 일단은 이것은 생략하도록 하고 지금 나의 의문점들은 과연 언론이라는 것이 진실하느냐에 대한 문제이다. 언론이라는 것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모든 사건을 일일이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언론이라는 것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 사실을 알게되는 대충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이라는 것도 목적 자체는 순수했을지 모르나 결국에는 언론 자체도 하나의 권력인 것이고 (권력이라 함은 언론이라는 것도 수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권력을 가진 이상 사건을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 이런 뜬금없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 블로그 사상 첫 정치 이야기인듯) 우연히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게 되서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804152355&section=03

기사의 주요 요지들 중 하나는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서 교육이 양극화가 심화가 많이 되는데 특히 방학을 지나면서 부유층 자녀들은 학력이 더욱 신장되어서 돌아오고 빈곤층 자녀들은 학력이 오히려 떨어져서 돌아와서 그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내용인듯 하다. 이 기사에서 보면 사진이 하나 나온다. 아마도 부유층 자녀들은 방학 때 어학연수를 많이 다닌다 이런 것을 사진으로 보여주고자 했던거 같다. 그 사진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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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에게는 뭔가 익숙하다. 사진 밑에는 "해외 연수를 떠나고 있는 초등학생들" 이라는 설명문이 있는데... 이 사진 너무 익숙하다. 알고보니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아이들이다. 이것을 정확히 아는 이유는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가 사립 초등학교여서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 때 거의 전교생이 다 방학 때 1달 어학연수를 떠나는데 (나도 이걸 통해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를 다녀왔었다.) 사립 초등학교여서 학교 자체 교복, 학교 신발, 학교 공책, 학교 연필, 학교 가방 등등 온갖것들이 다 존재했었다. 교복도 2종류였고 가방도 2종류 (일반 학교 가방, 그리고 소풍을 떠날 때 가지고 다니는 가방) 였었다. 내가 저 위의 아이들이 나의 후배들이라는 것을 정확히 아는 까닭은 내가 입었던 교복이고 무엇보다도 저 가방을 잘 알고 가장 확실한 것은 가방 뒤에 있는 학교 마크가 내가 다니던 학교의 마크이다. (대구 효성초등학교)

사실 좀 많이 놀랬다. 물론 사립 초등학교였고 나름 등록금도 싸지 않았던 학교였기 때문에 교육 양극화라는 주제로 사진을 인용할 수 있을거 같긴 한데... 글쎄... 위의 기사의 주된 내용은 빈곤층 자녀들은 방과후나 방학 때 돌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학력도 떨어지게 되고 수많은 범죄에 훨씬 쉽게 노출된다 이런거인데 비록 사립 초등학교여서 다들 잘 사는 집안의 아이들이겠지만 분명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그 중에서도 정말 잘 사는 아이들도 많았고 어떻게 이런 사립 초등학교에 오게 됬는지 싶은 그런 아이들도 존재했었다. 분명 그 안에서도 빈부 격차는 많이 존재했다. 그런데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떠나는 해외 연수는 거의 전교생이 다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기사에 그다지 잘 부합하는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학교마다 이런 빈부나 재정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 이런 기사에 더 부합하는 사진인듯 하다. (그러나 대체로 진보 쪽에서는 학교마다 실력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기사를 쓸 것 같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 일단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어린 초등학생들의 사진이 필요했고 어떻게 이 사진을 구해서 그냥 쓴 거 같다. 기사를 쓰는 사람이 세상 모든 만사에 대해서 다 아는 것이 아닌한 이런 구체적이고 세세한 것들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기사가 기사 스스로 진실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러가지 방법들 중에 하나는 사진이나 영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들이 진실하느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보면 어김없이 4대강이 황폐화되고 있는 그런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이 진실하느냐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4대강 사업을 통해서 더 발전된 곳도 있을 수도 있는데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사진을 취합하고 그 와중에 기사를 쓰는 사람의 논조에 더 잘 알맞는 그런 사진이나 근거자료만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슷하게 4대강을 옹호하는 정부의 블로그나 홍보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이 끝난 후 이루어질 멋진 조감도 같은 것들이 있다. 이것들을 보면 한결같이 훨씬 나아진 4대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사진을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그런 문제랑은 전혀 상관 없는 사건의 진실의 취사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막말로 본인의 입 맛에 맞는 사진 자료나 영상 자료만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도 기자가 자신의 기사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취사선택한 사진인데 그 취사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기사가 스스로 진실함을 증명하는 두 번째 방법은 권위가 있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사에 유독 '전문가에 따르면' 혹은 '모 관계자에 의하면' 이런 문구가 많은데 과연 그 사람들이 누군지 기사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솔직히 그냥 말을 지어내고 저렇게 써도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예를 들면 '광우병대책본부에 의하면' 이런 기사도 과연 광우병대책본부라는 곳이 얼마나 진실된 곳이며 어떠한 사람들이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 방법이 없다. '광우병대책본부'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가 어떠어떠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하는 이런 기사들이 예전에 많았었는데 과연 그 대책본부에 정말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과학자나 전문가의 정확한 진술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보수쪽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그냥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광우병대책본부라는 곳의 구성원들이 누구누구이고 이 구성원들이 어떤일을 하고 어떤 공부를 했었고 하는 등등의 정보가 없이는 이것에 대해서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TV 토론회 같은 것들을 보면 진중권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 분은 어떤 주제의 토론이건간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이 예를 들면 광우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본인의 의견을 말했는데 이 의견이 과연 얼마만큼의 권위와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물론 내가 방에 앉아서 혼자 어떤 사회 사건에 대한 비평을 하는 것은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가진한 상관이 없겠지만 이것이 기사화 되고 사회토론화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본인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고 진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사화 되고 사회토론화 되는 순간 모든 말들이 수많은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확인해보니 진중권이라는 분은 미학이라는 것을 전공했는데 이분이 만약에 미학에 관련된 어떠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전문가로써 의미가 있지만 광우병과 같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이것은 단지 본인의 의견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은데 실제로는 이분이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분이 광우병에 대한 권위나 신뢰성이 부족하더라도 기사화되거나 TV 토론회의 참가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얼마나 신뢰성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겠다.

최근에 천안함사태도 보면 참여연대에서 국제적인 서한을 보내는 등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았었다. 그 사람들의 주장을 보면 이러이러한 면들이 근거가 부족하고 말이 안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과연 그런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정말 제대로 된 과학자나 그런 쪽으로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아무런 사심이나 정치적 목적 없이 순수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냥 참여 연대에서 서한을 보낸 것이다. 그 참여연대에서 어떤 사람과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그러한 서한을 작성하게 되었고 보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적어도 기사를 통해서는 알 수 없었다. 또한 정부 쪽 입장을 보더라도 수사를 민관합동 그리고 국제적 전문가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수사가 공정하고 정확했다고 하지만 그 민관의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국제적 전문가가 정말 전문가인지, 얼마나 정치적 목적을 배제하고 수사했는지는 그 분들이 누군지 알 수 없는한 사실 확인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요즘 많이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일반인들도 모두 전문가가 된 것 처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많이 늘어놓는데 이것이 과연 얼마나 진실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기사라는 것이 결국은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일반 사람들을 위해서 기자들이 대신 이런 경험들을 전달해주는 그러한 것인데 언론이란 것도 결국엔 하나의 권력인거고 순수한 사건에 대한 호기심 내지는 탐구 정신말고 다른 의도로 접근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다는 점에서 요즘에 우리들이 많이 읽는 기사가 과연 얼마나 진실한지 생각해보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지금껏 민사고에 대해서 수많은 기사들과 TV 프로그램들이 제작되었었는데 과연 그것이 어디까지가 진실했고 어디까지가 덜 진실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과연 기사라는 것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물론 맞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좀 지어낸 듯한 부분들도 분명 없지는 않았다. 언론이 얼마나 진실하느냐에 대한 것은 보수냐 진보냐에 관계 없이 다 의문점이라고 본다. 아무리 처음 시작이 그런 것들을 배제한 그런 언론을 만들고자 했어도 언론이라는 것도 하나의 권력이 되는 순간 그 처음의 의도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P.S.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보니 이제 이런 글도 올리게됩니다.
Posted by pajamaboy